뭐든지 쉽게 변하는 여름입니다. 높은 에너지는 무언가를 하고자하는 의지도 생겨나게 하지만, 또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변덕스러운 마음을 먹게도 합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솟았다 사라질 것만 같아요. 그래서일까요? 연약해 보이는 것들이 무더운 계절 안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데요. 소프트 아이스크림보다는 조금 느릴지언정 여름 아래 녹아 내리는 우리는 모두가 소중합니다. 싱그럽기도 찐득하기도 한 여름의 찰나를 SOFT SEOUL과 함께 담아 왔습니다.
캘린더 어플을 뒤져 보니 정확히 작년 이맘 때였다. 영화 ‘헤어질 결심’을 영화관에서 처음 관람한 게. 기억하고 있는 인상 깊은 장면이 너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비 오는 날씨에 ‘해준’과 ‘서래’가 트렌치 코트를 입고 절에 가서 데이트를 하던 장면의 미감이 코끝에 선연하다. 서래가 현대인 치고 품위 있어 해준을 좋아한다는 특이한 고백에 운을 떼게 만든 게 바로 해준이 건넨 핸드크림인데 우리나라 브랜드인 ‘La Vigueur (라뷔게르)’의 제품이다. 초록창에 라뷔게르를 검색해보면 ‘라뷔게르 샴푸바’가 자동완성으로 뜬다. 샴푸바? 익숙한 단어의 생소한 조합이다. 샴푸바를 비롯해 일반적이지만은 않은 화장품을 만드는 라뷔게르는 어떤 자세로 이런 아이템을 만드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김도엽 라뷔게르 대표와 서면으로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기분 탓인지도 모르지만 용산구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자면 강아지와 반려인이 산책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마주치게 된다. 서울의 복판이지만 거대 아파트 단지보다도 주택과 빌라가 많아서 그런가, 하고 나름의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아무렴. 33HOODIE의 본거지이자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카페 33apartment(33아파트먼트, 33)에도 정말 많은 강아지 단골손님이 찾아오는 편이다. 누군가는 33에 강아지들을 보러 오기 위해서도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7명의 33아파트먼트 단골이자 용산구를 무대로 활동하는 반려인인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강아지를 좋아하는 누구나라면 알아 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용산구 핫플레이스들까지. 커피 한 잔의 여유만큼 기분 좋은 이야기를 담아 왔다.
커피. 누군가에게는 그저 졸음을 깨우기 위한 수단이자 화학적 자극제일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로 알아보고 싶은 목적의 대상일 수도, 예술적 자극제일 수도. “좋은 아이디어는 좋은 음악과 좋은 커피를 필요로 한다”라는 슬로건 아래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사람이 전부인 공간을 꾸리는 펠트 커피(FELT SEOUL)와 언제나 새로운 발견을 즐기는 33HOODIE가 함께 굿즈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시너지를 일으키는 커피와 음악이 각자에게 어떤 형태로 얽혀있는지에 대해 주변의 작업가들에게 사적인 취향을 물었다.